LG 천장형 에어컨 CH67 에러, 80만 원 수리비 폭탄 피할 방법은 없을까?

 

🥶 한파가 몰아치던 날, 사무실에 찾아온 침묵

창밖에는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불고 있었고, 사무실 유리창은 이미 하얗게 김이 서려 있었습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춥네." 

탕비실에서 뜨거운 커피를 타오며 중얼거렸던 그 말이 씨가 되었을까요? 잘 돌아가던 천장형 냉난방기가 덜커덩거리는 소음을 몇 번 내더니, 이내 픽 하고 멈춰버렸습니다. 리모컨을 아무리 눌러봐도 묵묵부답. 본체를 올려다보니 'CH67'이라는 낯선 숫자만이 깜빡이고 있었습니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이건 단순한 오류가 아니라는 것을요. 부랴부랴 LG 공식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걸어 가장 빠른 기사님 방문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절망적이었습니다. 겨울철이라 난방기 고장 접수가 폭주해 3일 뒤에나 방문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죠. 직원들은 패딩을 껴입고 핫팩을 흔들며 업무를 봐야 했습니다.


💸 80만 원이라는 충격적인 견적서

드디어 기사님이 방문하신 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기계를 점검하시던 기사님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고객님, 이건 CH67 에러인데, 실내기 팬 모터 쪽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모터만 교체해서 될 게 아니라, 모터와 연결된 PCB 회로 기판까지 같이 교체해야 할 것 같습니다."

"네? 회로까지요? 그럼 비용이 얼마나 나올까요?"

"부품비랑 공임비 포함해서... 대략 80만 원 정도 예상하셔야 합니다."

순간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80만 원이라니. 중고 에어컨 한 대 값에 육박하는 금액이었습니다. 기사님은 모터가 고장 나면서 과전류가 흘러 PCB 기판까지 손상시켰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모터만 갈았다가 다시 고장 나면 이중으로 비용이 드니 통째로 가는 게 매뉴얼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가동되다 안 되다를 반복하는 증상도 전형적인 회로 불안정 증세라고 덧붙이셨죠.


🔍 "정말 다 바꿔야만 할까?" 의심의 시작

기사님을 일단 돌려보내고 곰곰이 생각에 잠겼습니다. '서비스하는 분은 그냥 회로 통으로, 모터 통으로 교체해야 한다고만 하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물론 공식 센터의 입장은 이해가 갔습니다. 확실한 수리를 보장해야 하니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멀쩡할 수도 있는 부품까지 예방 차원에서 교체하며 거금을 지출하는 게 너무나 억울했습니다.

"모터 쪽 배선이나 회로 쪽을 조금만 손보면 되지 않을까?"

저는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LG 시스템 에어컨 CH67', '팬 모터 고장', 'PCB 수리' 등의 키워드로 밤새 검색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CH67 에러는 'BLDC 팬 모터 구속(Lock)' 에러인데, 실제로는 모터 자체의 고장인 경우도 많지만, 단순히 모터 커넥터의 접촉 불량이거나 팬에 이물질이 끼어 회전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사설 수리 전문 업체 중에는 회로 기판을 통째로 교체하는 대신, 고장 난 소자만 수리해 주는 곳도 있었습니다.


🛠️ 숨은 고수를 찾아 나서다

저는 '시스템 에어컨 수리 달인'이라 불리는 사설 업체를 수소문했습니다. 공식 센터보다 부품 수급은 느릴 수 있지만, 무조건적인 교체보다는 '살릴 수 있는 건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다음 날, 사설 업체 사장님이 방문하셨습니다. 장비 가방에서 테스터기를 꺼내시더니 능숙하게 천장을 열고 점검을 시작하셨습니다.

"사장님, 센터에서는 기판까지 다 갈아야 한다던데요."

제 말에 사장님은 피식 웃으시며 테스터기를 기판 이곳저곳에 갖다 대셨습니다.

"원래 센터 매뉴얼은 그래요. 뒤탈 없어야 하니까. 어디 봅시다... 모터는 확실히 죽었네요. 코일이 타버렸어. 그런데 기판은..."

사장님은 기판의 퓨즈와 저항값을 꼼꼼히 체크하시더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운이 좋으시네. 기판 쪽으로 역전류가 치고 들어오긴 했는데, 다행히 보호 회로가 먼저 끊어지면서 메인 칩셋은 살았어요. 이건 기판 통교체 필요 없고, 모터만 새 걸로 갈고 기판은 제가 퓨즈 갈고 접점만 다시 납땜하면 살아납니다."


🎉 반값으로 되찾은 따뜻한 바람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사장님은 준비해 온 호환 정품 모터로 교체를 진행하셨고, PCB 기판은 떼어내어 현장에서 바로 인두기로 수리하셨습니다.

"자, 이제 차단기 올려봅니다!"

'위잉-' 하는 소리와 함께 팬이 힘차게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덜커덩거리던 소음은 온데간데없고, 부드러운 바람 소리만 들려왔습니다. 잠시 후, 따뜻한 바람이 쏟아져 나오자 사무실 직원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결제 금액은 35만 원. 공식 센터 견적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이었습니다. 단순히 부품을 통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기술력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필요한 부분만 처치한 덕분이었습니다. 사장님은 "기계는 거짓말 안 합니다. 무조건 새 거가 좋은 게 아니라, 어디가 아픈지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죠."라는 명언을 남기고 홀연히 떠나셨습니다.


💡 CH67 에러와 대처법

이번 경험을 통해 알게 된 CH67 에러의 정체와 해결 방법을 정리해 드립니다. 저처럼 비용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 CH67 에러란 무엇인가?

  • 정의: 실내기 BLDC 팬 모터가 정상적으로 회전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에러입니다. (Fan Lock Error)

  • 주요 증상: 에어컨 가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멈춤, 따뜻하거나 시원한 바람이 안 나옴, 본체에서 덜덜거리는 소음 발생.

2. 왜 공식 센터는 비싼가?

  • 매뉴얼 수리: 공식 센터는 재고장 방지를 위해 연관된 부품(모터+PCB)을 세트로 교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책임 소재: 부분 수리 후 문제가 생기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므로, 가장 확실한(하지만 비싼) 방법을 제안합니다.

3. 비용을 아끼는 현실적인 대안

  • 1단계: 자가 점검 (비용 0원)

    • 필터 청소 상태 확인: 먼지가 꽉 막혀 팬 구동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 차단기 리셋: 일시적인 통신 오류일 수 있으니 차단기를 내렸다가 3분 뒤에 다시 올려보세요.

  • 2단계: 이물질 확인

    • 팬 날개 사이에 이물질이 끼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전문가 도움 권장)

  • 3단계: 전문 사설 업체 활용

    • '시스템 에어컨 수리', '에어컨 PCB 수리' 전문 업체를 검색하세요.

    • 핵심: 상담 시 "모터만 교체 가능한지", "기판 수리가 가능한지"를 먼저 물어보세요. 실력 있는 기술자는 무조건적인 교체보다 수리를 먼저 고려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CH67 에러가 떴는데 껐다 켜니까 다시 됩니다. 그냥 써도 되나요? 

아니요, 위험합니다. 일시적으로 작동할 수는 있지만, 이미 모터 내부의 베어링이 마모되었거나 회로에 부하가 걸리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계속 무리하게 가동하다가 정말로 PCB 기판의 핵심 부품이 타버리면 그때는 수리가 불가능하고 80만 원을 다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Q2. 사설 업체에서 수리하면 나중에 공식 AS를 못 받나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사설 업체에서 정품 부품을 사용했다면 큰 문제가 없지만, 개조를 하거나 비규격 부품을 썼다면 추후 공식 서비스 거부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설 업체 이용 시 '정품 모터 사용 여부'와 '수리 후 보증 기간(통상 3~6개월)'을 꼭 확인 계약서나 문자로 남겨두세요.

Q3. 모터 고장의 전조증상이 있나요? 

네, 있습니다. 평소보다 실내기 소음이 커지거나, '귀신 소리' 같은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면 모터 베어링 수명이 다해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때 미리 점검을 받으면 회로 기판 손상 없이 모터만 교체하여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Q4. 회로 기판(PCB) 수리는 무조건 가능한가요? 

모든 기판이 수리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저의 경우처럼 퓨즈나 단순 소자 문제라면 수리가 가능하지만, 메인 마이크로 프로세서(CPU)가 타버렸거나 기판 자체가 심하게 부식된 경우에는 교체가 불가피합니다. 기술자의 정밀 진단이 필요합니다.

Q5. 겨울철 난방 모드에서만 이런 에러가 뜨나요? 

아닙니다. CH67은 팬 모터 자체의 문제이므로 냉방, 난방, 송풍 모든 모드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겨울철이나 한여름처럼 장시간 가동하여 모터에 열이 많이 발생할 때 고장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